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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릴 때의 기억이다. 마이크로프트는 눈앞에 가득 쌓여있는 서류들에서 잠시 눈을 떼고 그 위로 두 손을 묻었다. 시야가 깜깜하다. 우습게도 눈을 감는다고 바로 암흑이 오는 건 아니다. 요상한 빛무리들, 갈색일 때도 있었고 노란색일 때도 있었으며 때로는 붉은 빛이었다. 붉은 빛무리가 그의 시야에서 사라질 듯 사라지지 않으며 아른거렸다. 그것은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마이크로프트는 잠깐이지만 추억이라는 것에 시간낭비를 하기로 결심했다.
형, 깜깜해. 아직도 그 소리가 선연했다. 그들의 사이가 지금보다 조금 더 가까웠을 때의 목소리였다. 셜록의 세상은 온통 마이크로프트밖에 없었을 시절. 그들은 종종 부모의 눈을 피해 다락방으로 숨어들곤 했다. 다락방에는 먼지 쌓인 책들과 콤콤한 냄새가 나는 유화 그림들이 가득했고 그밖에도 그들이 밖에선 잘 보지 못하는 것들로 들어차 있었다. 먼저 동생을 올려주고 나서 올라가면 셜록이 두리번거리며 마이크로프트가 언제 올라오나 찾는 시선이 즐거웠다.
둘이 올라오면 비좁은 다락방이 더욱 좁아졌다. 그들의 그늘로 인해 깜깜하게 시야가 가려지는 시간이 좋았다. 셜록은 더듬거리며 마이크로프트의 팔이나 어깨를 부여잡기 마련이었고 그때마다 뿌듯한 소유욕을 느꼈다. 조금만 있어보렴. 지금만큼은 마이크로프트는 셜록의 주인이었고 셜록의 유일한 세상이었다. 그는 능숙하게 주머니에서 성냥을 꺼내 불을 붙였다. 화하게 어둠을 좀먹고 붉은 불빛이 올라오고 동생의 하얀 얼굴이 조금이나마 생기있게 보였다. 두려운 표정을 짓고 있다가 불빛을 보고는 환해지는 동생의 표정에 마치 조물주라도 된 양 기분이 좋았던 그이다.
마이크로프트와 셜록은 그 다락방 안에서 타들어가는 성냥불을 의지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교 얘기, 가족 얘기, 그 밖에 돌아가는 시사와 추리소설의 범인과 시덥잖은 사건들의 전망들. 마이크로프트는 그런 얘기를 하는 셜록을 읽는 일이 더 즐거웠다. 10의 9는 대부분 마이크로프트의 계산에 맞는 것이었고, 1은 약간의 틀어짐이었다. 마이크로프트는 일부러 그 틀어짐을 제 계산대로 고쳐주곤 했고 셜록은 지금과는 달리 순순히 그의 명령에 따랐다. 그럴 때마다 얼마나 희열을 느꼈는지, 지금도 마이크로프트는 속이 울렁거린다.
성냥이 하나 타들어가서 후, 입김을 불어 끌 때마다 셜록은 어깨를 움찔거리곤 했다. 그러다가 다시 성냥을 켜고 나면 표정 또한 다시 밝아졌다. 이 다락방은 마이크로프트의 소유, 불빛 또한 마이크로프트의 지배하에, 그리고 셜록은 그 모든 것에 녹아있었음이다. 그것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성냥갑은 텅텅 비었고 이젠 둘만의 왕국에서 내려갈 시간이었다.
그런 때가 있었지. 마이크로프트는 문득 떠오른 생각에 잠시 고민을 하다가 몸을 일으켰다. 오늘의 시간낭비는 조금 더 길어질 예정인 듯 했다. 그는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비서에게 말했다. 베이커 가 221B로. 차에 올라타 예전보다, 그리고 그 때보다 무거워진 몸을 늘어트리며 마이크로프트는 주머니에 있는 것을 손 안에서 주억거렸다. 네모난 성냥갑이 달그락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갑작스러운 충동으로 그는 성냥갑에서 성냥 하나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 붉은 불빛 안에는 돌아오지 않을 추억이 녹아 타들어가고 있었다.
[사모케이건] 남자들은 전부 바보라던데. (0) | 2016.0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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